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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은 왜 2억 원을 받고 56억 짜리 물권을 줬을까

by 노란햇살 2022. 10. 20.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일자리펀드가 워런트 일부를 삼익악기 대주주 측에 매각한 것이다. 앞에서 우리는 산은 캐피탈이 BW 인수와 동시에 워런트의 절반을 삼익악기 오너에게 매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난 뒤 이번에는 일자리펀드가 워런트를 매각했다. 2014년 4월 24일 삼익악기 대주주인 스페코라는 회사가 낸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 공시를 보자.

 

스페코의 특수관계인인 김민수라는 사람이 일자리 펀드로부터 워런트(신주인수권증권)를 개당 60원에 매입해 잠재 주식 443만 3333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김 씨의 워런트 매입 자금은 2억 6000만 원(443만 333주 * 60원)이다.

 

공시에 나타났듯 워런트 매도자는 일자리펀드다. 이날 삼익악기 보통주 종가는 2770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개당 1270원(주가 2270원 - 행사 가격 1500원)의 내재가치를 보유한 워런트를 60원에 김민수 씨에게 매각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443만 주면 시세차익이 56억여 원이다. 김민수 씨는 56억 원의 차익이 기대되는 권리를 2억 6000만 원을 들여 확보한 셈이다. 어떻게 이런 거래가 가능했을까?

 

김민수 씨는 삼익악기 김종섭 회장 아들로 회사 사장을 맡고있다. 따라서 애초 BW를 발행하기 전에 일자리펀드 측과 삼익악기 대주주 측이 미래에 워런트를 거래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민수 삼익악기 사장, IBK와 수상한 BW거래

 

언론보도의 한 부분을 살펴보자. 

 

김민수 삼익악기 사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로부터 56억 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BW 워런트(신주 인수권)를 단돈 2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대주주-투자자간 예약 매매일 것으로 보고있다. 김 사장은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사모펀드 일자리창출중소기업투자자로부터 삼익악기 BW 433만여 주에 대한 워런트를 매입했다. (중략). 

 

BW발행 시점에 워런트를 매입하면 대주주 일가도 리스크를 안는다. 주가가 계쏙 지지부진할 경우 워런트 매입금만 날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런트를 아주 싼 값에 거래함으로써 대주주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처럼 대주주들이 사모 분리형 BW를 적은 비용으로 회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편법 활용할 뿐 아니라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분리형 BW 발행을 전면차단했다.

 

그러나 이후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커졌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자, 금융감독 당군은 부장용이 적은 공모 BW에 한해서는 분리형 발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공모의 경우 워런트가 시장에 상장돼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편법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교환사채 (Exchangeable Bond) 역시 기본적으로는 원리금을 지급하는 채권의 성격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투자자가 원할 경우 발행 회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해 갈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돼 있다. 예를 들어, 두산건설의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두산건설 보통주를 교환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를 공모로 발행한 적이 있었다. 세아제강도 보유하고 있던 세아베스틸 보통주를 교환 기초 자산으로 공모 교환사채를 발행했었다. 

 

(주)대박이 (주)탄탄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주)탄탄 주식을 교환 자산으로 해 3년 만기 EB를 발행했고, A씨가 여기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5%, 교환가격은 1만 원이다. A씨는 탄탄 주식 1000주(1000만 원/1만 원)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발행 당시 탄탄의 주가가 9000원이라고 하자. A시는 앞으로 탄탄의 주가가 교환 가격인 1만 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투자했다. 탄탄의 주가가 1만 원을 훌쩍 넘으면 A씨는 사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하면 된다. 

 

그럼 EB는 발행 회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만 교환 기초 자산으로 할 수 있는가. 그건 아니다. 자기주식도 가능하다. 대박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걸 교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발행 회사가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면 결국 CB나 BW와 마찬가지가 된다. 

 

[출저] 기업공시 완전정복, 김수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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