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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들의 수익 회수 과정에서의 공시

by 노란햇살 2022. 10. 19.

 

IBK기업은행 일자리 펀드와 산은캐피탈의 투자 수익 회수 과정

삼익악기가 발행한 BW와 CB에 일자리펀드와 산은캐피탈이 투자한 것은 2013년 3월 14일이다. 이들은 5% 룰에 따라 지분 공시를 한다. 주식이 아니라 CB와 BW를 인수해도 지분 공시를 해야 하는가? 그렇다. 지분 공시에서 말하는 지분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주권의 비율'이고, 또 하나는 '주식 등의 비율'이다.

 

'주권'은 보통주, 의결권 있는 우선주,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우선주 등을 말한다. '주식 등'은 이런 주권에 잠재적 주식까지 더한 것이다. 잠재적 주식은 전환사채권 , 신주인수권부사채권, 교환사채권, 신주인수권증권(BW에 붙은 워런트), 신주인수권증서(유상증자 시 발행되는 신주 인수 권리) 등을 말한다. 즉, 앞으로 권리 행사에 따라 주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증권들을 말한다.

 

김고수 씨가 (주)대박의 보통주 6%, 보통주 3% 인수권이 있는 BW와 보통주 1% 전환권이 있는 CB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김 씨의 주권 비율은 6%, 주식 등의 비율은 10% (6% + 3% + 1%)이다. 김씨의 지분 공시에서 주권 비율과 주식 등의 비율은 같지 않다. 그가 잠재적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잠재적 주식을 가졌는지는 지분 공시 세부 내역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따. 만약 김 씨가 보통주 2%를 내다 팔았따면 주권 비율은 4%, 주식 등의 비율은 8%가 된다.

 

어떤 이의 지분 공시에 주권 비율이 6%, 주식 등의 비율도 똑같은 6^라면 그는 잠재적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주권 비율은 0%인데 주식 등의 비율이 6%라면, 이 사람은 오로지 BW나 CB, 워런트 등과 같은 잠재적 주식만 갖고 있다는 뜻이다.

 

 

IBK기업은행(일자리펀드)이 제출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 공시를 보자

CB와 BW가 펀드 자산으로 편입돼 있으므로 일자리 펀드가 보유한 주식 등의 비율이 15.90% (주식 등의 수는 1333만 3332주)가 된다. 주권 비율은 0 (주식의 수도 0)이다.

 

이번에는 산은 캐피탈이 제출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를 주의 깊게 보자. 좀 복잡한듯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다. 앞에서 우히는 산은 캐피탈이 CB를 67억 원 , BW를 33억 원 어치 인수했따는 사실을 알았다. 잠재 주식 수로 계산해보면 각각 446만 6666주 (67억/1500원)와 220만 주(33억/1500원)이다. 합은 666만 6666주가 돼야 한다. 

 

그런데 산은 캐피탈이 공시한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에 나타난 '주식 등 보유 비율'을 보면, 주식 수가 443만 3333주로 기재돼 있다. 223만 3333주가 빠져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BW와 CB를 취득했는데 BW에서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은 따로 매도했다고 적혀있다. 워런트가 있어야 나중에 신주 발행을 요구할 수 있고, 지분율 계싼에서 잠재 주식 수가 반영된다. 산은캐피탈이 보유한 워런트는 애초 446만 6666개(주)였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인 223만 3333주가 빠진 채 지분율 공시가 된 것이다. 

 

1) 일단 BW인수로 446만 6666주의 잠재 주식이 생겼다.

2) 여기에 CB가 더해져 666만 6666주가 됐다 (446만 6666주 + 220만 주)

3) 그런데 같은 날 223만 3333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을 김종섭 씨에게 매각한다. 워런트 거래 가격은 개 당 60원이다.

4) 그래도 최종적으로 잠재 주식 수가 443만 3333주가 됐다. 주식 등의 비율은 5.91% (주식 등의 수는 443만 3333주)이다.

 

 

워런트의 절반을 김 회장에게 매각

이렇게 사모 발행 BW를 인수한 금융회사가 곧바로 워런트를 매각할 경우, 매입자는 대부분 발행 회사의 대주주(또는 대주주의 특수관계인)라고 보면 된다. BW를 사모 인수하는 기관 투자자와 발행 회사 대주주가 발행 직후 워런트만 따로 거래하는 이 같은 관행 아닌 관행은 이제 불가능하다. 정부가 사모 분리형 BW 발행을 계속 금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편, 스타인웨이 공개매수에 실패한 삼익악기는 존 폴슨의 공개매수에 응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해 16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다. 이후 재무 구조 개선과 부실 계열서 정리, 중국 사업 강화에 주력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14년 4월 중순 삼익악기 주가가 2700원 대로 올라서자 산은캐피탈과 일자리펀드는 CB의 주식 전환에 나섰다.

2014년 4월 14일 산은캐피탈이 먼저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를 공시했다.

 

1) 2014년 3월 17일 전환사채의 사채권이 소멸하고 (사채권에 따른 잠재 주식이 없어지고, -229만 주)

2) 그 대신 전환권 행사에 따라 보통주가 발행되었고 (+220만 주, 전환 가격 주당 1500원)

3) 이 보통주를 2014년 4월 11일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팔았다 (다시 -220만 주, 처분 가격 주당 2736원).

 

단순 계산으로 산은캐피탈이 얻은 차익은 27억 2000만 원 정도다. ([처분가격 2736원 - 전환가격 1500원] * 220만 주)

이렇게 해서 산은 캐피탈은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했기 때문에 ,남은 것은 BW 사채권과 워런트 (잠재 주식 223만 3333주, 지분율 2.81%)뿐이다.

 

나흘 뒤인 4월 18일 일자리 펀드도 '주식 대량 보유 보고서'를 공시, CB 잠재 주식 446만 6666주 모두를 보통주로 바꿔 역시 블록딜로 매각했다. 차익은 55억 2000여만 원이었다. 이제 일자리펀드에 남은 것은 BW 사채권과 워런트(잠재 주식 886만 6666주)뿐이다.

 

 

[출처] 기업공시 완전정복, 김수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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