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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어떻게 자금 조달의 명수가 되었나?

by 노란햇살 2022. 10. 25.

두산그룹의 여러 가지 자금 조달 기법

 

1990년대 이후 그룹 사업 구조를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완전 탐바꿈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구조조정과 입수,합병을 거치며 갈고닦은 노하우가 자금 조달 기법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두산그룹이 식품, 음료, 생활소비재 그룹에서 중공업과 산업재 그룹으로 변신하게 된 출발점은 2000년 당시 공기업이던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부터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두산그룹 내에서는 주력인 맥주(당시 OB맥주) 사업의 부진과 계열사들의 영업실적 악화 등으로 위기 의식이 고조됙 ㅗ있었다. 두산 그룹은 1990년대 후반까지 우량기업 지분을 포함한 과감한 자산 매각, 유사 사업 통폐합, 적자 사업 정리 등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그룹 내 매각 전력을 전담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그룹 내 매각 전략을 전담하는 이른바 '트라이씨'팀을 구성한 뒤 한국 네슬레, 3Mm, 한국코닥 등 합작사 지분을 팔았고, OB맥주 음료 사업 부문도 미국 코카콜라에 매각했따다. 

 

박용성 회장의 이른바 '걸레론'이 나온 것도 이 무렵이다. "나에게걸레면 남에게도 걸레일 수밖에 없다"는 걸레론은 "남 주기 아까운 우량기업 지분을 과감하게 내놓고 제 값을 받아야 구조조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긴 박 회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발빠른 자산 매각으로 외환위기를 무난하게 넘긴 두산그룹

 

2000년 들어 인수와 합병을 통한 그룹의 신성장 엔진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목표를 둔 신구조조정에 착수한다. 두산그룹은 2000년 민영화 매물로 나온 한국중공업에 주목했다. 한국중공업 인수는 두산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재무 구조가 좋아졌고, 자금력 제법 탄탄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삼성, 현대 등 4대 그룹의 한국중공업 입찰을 막아놓았다는 점도 두산에게 큰 호재였다. 두산그룹은 2001년 자산 3조 6000억 원짜리 한국중공업 지분 36%를 3050억 원에 인수함으로써, 발전 및 담수 설비사업에 진출했다.

 

두산그룹의 중공업그룹 변신에 화룡점정이 된 인수, 합병은 2005년 최대 매물로 떠올랐던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였다. 대우종합기계는 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중공업이 조선 부문과 건설 및 공작기계 부문으로 나뉠 때 분할 설립된 기업이었다.

 

두산그룹은 한국 중공업 인수 때처럼 시가의 두 배 이상 가격으로 과감하게 베팅했다. 자산관리공사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총 51% 인수에 1조 9000억 원을 지불했는데, 주당 가격으로는 당시 시가의 두 배가 넘는 2만 2000원이었다. 2001~2005년 사이 한국중공업,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한 두산그룹은 이후 거침없이 크고 작은 인수와 합병 행보를 이어갔다.

 

기회 뒤에 찾아오는 위기

 

중공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원천 기술 확보와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업체를 중심으로 다수의 인수와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두산그룹의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밥캣 인수에 대해 사람들은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두산 그룹은 자금난에 봉착했다.

 

2009년 두산은 구조조정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두산주류 부문을 롯데주류에 매각(5030억 원)했따. OB맥주 지분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KKR에 18억 달러에 넘겼고, 두산 DST 등 4개사 지분을 팔아 7080억 원을 확보했따. 이 무렵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을 살리는 데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만 했다. 

 

두산그룹의 자금 조달과 재무 개선 작업의 중심에는 항상 두산중공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이유는, 두산중공업이 그룹 내 최대 기업이자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 지주사격 회사였기 때문이다. 

 

두산 중공업은 자사주를 매각하고, 회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스스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한편 다른 계열사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상환보증과 손실 보전 약속을 해줘야 했다. 예로 두산 건설의 자본확충을 위해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을 기초 자산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그리고 이 자금을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투입했다. 두산건설 스스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출처] 기업공시 완전정복, 김수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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